낭비와 투자를 구분할 줄 아는 소비(경험 비용)

 

 

 

영어에 'Cheap'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흔히 (물건의) 값이물건의)값이 싼, 저렴한의 의미로 알고 있지만

알고 보면, 대상이 단순히 물건이 아닌 사람도 해당됩니다.

 

 

고기는 거들 뿐...!!!

 

He is cheap! 

 

이처럼 사용될 경우 돈을 아끼는 즉 자린고비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출처: 놓치마 정신줄 웹툰

 

대한민국 사회에서 '절약'은 일종의 미덕입니다.

낭비를 줄이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문화는

멀리는 유교의 문화, 가깝게는 IMF를 거치며 우리 민족의 가치관 깊숙이 뿌리 박혀있습니다.

 

저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내 개인적인 욕구를 조금 포기하고 절약을 택했으며,

용돈이 아닌 제가 번 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의 기준은 더욱 엄격해졌습니다.

 

 

통장? ㄴㄴ 텅장!

 

그런 저도 비교적 유연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경험에 대한 비용입니다.

 

혼자일 경우, 식사를 때우는 느낌이 강한 반면,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할 때는 가격표 대신 상대방이 좋아하는 기준을 먼저 고려하고,

새로운 경험에 대해서는 재미와 신선함을 우선시합니다. 

 

저조차도 왜 해당 부분에서는 유연한 기준을 적용했는지 몰랐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위 활동들이 제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제의 새로움이 오늘의 오래된 것

 

 

세상은 제가 감히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고,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흐름을 책과 글로만 따라잡기에 제 문해력은 낮고 정보는 금방 휘발됩니다. 

 

그에 반면, 직접 경험은 지식의 활자가 제 통찰력에 더해질 수 있는 접착제의 역할을 해주며,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사점을 안겨줍니다.

 

 

난 돈 주고 경험을 산다

 

 

제 인생 웹툰 중 하나인 '유미의 세포들'

 

최근에 웹툰 최초의 전시회로 기획된 '유미의 세포들' 특별전를 다녀왔습니다.

 

모바일과 PC에서 익숙했던 웹툰이 단순 굿즈를 넘어 스크린 밖에서 마주했을 때,

팬심의 뿌듯함과 함께 만날 수 없는(?)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묘한 이질감이 함께했습니다. 

 

 

출처: 미디어 SR

 

과거 네이버 웹툰이 제2의 디즈니를 꿈꾼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직접 디즈니랜드를 다녀오고 경험한 입장에서 그들의 선포(?)가 어이없어 피식하고 웃었지만

전시회를 다녀오며 그들의 포부가 마냥 터무니 없는 소리는 아니겠다 싶었습니다. 

 

'유미의 세포들'을 봤던 독자들에게 해당 전시회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유미의 생각에 공감했던 내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한 내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그녀를 구상해낸 작가에 대한 경외심과, 캐릭터지만 그녀의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팬의 모습이 공존했습니다. 

 

디즈니의 방대한 작품이 디즈니랜드에서 재현된 것을 경험했으면서

왜 웹툰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일까요?

 

이것이 제가 최근 느꼈던 활자 지식을 넘은 경험의 힘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문화생활 뿐만이 아니라 맛집이나 분위기 좋은 카페를 하나씩 방문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식사나 커피는 즐거움보다는 삶을 유지하지 위한 연료에 가까웠습니다.

식비를 굉장히 아까워했으며, 항상 맛보다는 가성비를 우선시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음식점과 카페의 경험은 단순히 미각의 만족을 넘어

산들바람을 맞으며 느끼는 '여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행복'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제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지려고 합니다.

 

제 머릿속 단어해독기에 ‘소비’라는 단어를 넣으면 긍정보다는 부정의 의미가 강했는데,

이를 조금 더 긍정으로 바꾸어보려 합니다.

 

Don’t be Cheap

 

소비를 아까워하는 대신 나의 행복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소비로 만들어진 가치를 온전히 누리며 인생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