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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에 입대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입대하는 것도 서러웠는데(여자 친구가 없긴 했지만) 한겨울이었던 만큼 마지막 주차의 숙영은 혹한기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사람이 얼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 내가 여기서 죽으면 기억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텐데, 그럼 너무 억울하잖아?'
그래서 제 죽음을 알리기(?) 위해 침낭 안에서 작은 손전등을 켜고 쓰기 시작했던 글이 제 첫 일기의 시작이었습니다.
며칠 쓰다 말 줄 알았던 일기는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가 일기를 쓰는 이유?
시작은 거창한(?) 이유였지만 지금은 저를 돌아보려는 목적이 더 강합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하고, 보고, 느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꼭꼭 씹어 먹지 않으면 제 몸에 흡수되지 않고 다음날 화장실로 직행합니다. 흘러가는 일상을 그냥 보내지 않고 잡기 위해 썼던 일기는 저의 독서 노트이자 고백 노트였으며 다짐이었습니다.
일기? 에세이?
일기는 뭔가 좀 비밀스러운 느낌이 있는 반면 에세이는 뭔가 모두를 위한 글의 느낌이 강했기에 이를 바꿀 수 있다는 책의 제목은 제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작가는 일기와 에세이의 가장 큰 차이로 읽는 대상을 꼽습니다. 일기는 의식의 흐름으로 '나'를 위해 작성한 글인 반면 에세이는 일정한 형식과 예시, 주제 등을 갖춘 특정 '독자'를 위한 글로 설명합니다.
에세이의 형식 중 작가는 특히 적절한 예시 즉 나의 솔직한 경험을 강조합니다. 단순히 말로 생각을 설명하는 대신 나의 경험을 먼저 이야기한다면 독자는 쉽게 상황을 그려서 감정이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작가는 에세이에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책을 꿈꾸는 대신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거나 혹은 그런 사람들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책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불가능의 한계를 인정한 덕분에 작가는 부담을 좀 덜고 편한 마음으로 글을 작성할 수 있던 것은 아닐까요?
언젠가는 제 일기를 잘 다듬어서 에세이로 만들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은 저만의 친구로 남아주었으면 좋겠고, 조금 나중에 마음이 충분히 너그러워져서 제 이야기를 서슴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 모두에게 꺼내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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