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9 '당신의 믿던 진실이 거짓이라면?' [팩트풀니스]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에는 모르는 것을 새로 배웠을 때가 아닌, 내가 믿었던 진실이 잘못되었음을 발견했을 때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근래에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안겨준 책이라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인간의 본능이란, 생존에 적합하게 진화한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뱀으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했을 때 빠르게 반응하거나(공포 본능),최악의 상황을 걱정하고 과하게 준비하는 것(부정 본능)은 그들의 생존 확률을 높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위의 본능이 1, 2단계의 국가에게는 적합할 수 있지만 3, 4단계의 국민들에게는 오히려 오해와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문제 요소라고 합니다.

[작가는 선진국/개도국/후진국이 아닌 소득 수준에 따라 1단계(하루 $1), 2단계($4), 3단계($16), 4단계($64)로 분류함]

 

작가는 갭마인더 테스트를 통해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으며, 이 무지는 4단계의 사람들로 하여금 편견을 갖게 만들며, 차별을 정당화하며, 잠재적 시장(1, 2단계 국가)의 고객을 놓치게 만듭니다.

 

익사한 3살 난민 아기(2015년) 

책 팩트풀니스 中

2015년 4,000명의 난민이 고무보트를 타고 유럽으로 가던 중 사고로 익사하자 4단계에서 안락한 삶을 즐기던 우리는 위 비극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1,000유로를 받고 고무보트에 태운 밀입국 알선자들에게 돌렸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당시 유럽은 제네바 협약에 의거하여 난민 수용이 가능했으며 리비아에서 런던까지의 비행기 표 값은 100유로가 채 안되는데 왜 저런 선택을 했던 것일까요?
이는 2001년 유럽 이사회의 지침 때문인데, 적절한 서류를 갖추지 않은 사람을 유럽으로 들여보낼 경우 모든 항공사와 선박 회사는 그 사람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비용을 모두 지불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45초 만에 직원이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기에 비자를 요구하지만, 비자 발급에는 8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터키나 리비아에서는 이 발급마저도 불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리아 난민은 어쩔 수 없이 고무보트(유럽연합에 도착한 모든 난민의 배는 압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일 극적으로 밀입국 알선자를 모두 검거하고 처벌을 내렸더라도 위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또 다른 알선자가 출현하고 같은 비극은 반복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작가는 문제의 원인을 개인이 아닌 시스템에서 찾을 것을 주장하며 이를 함께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위 사례 말고도 책에는 여러 흥미로운 사례가 많습니다.

살아오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생각들이 얼마나 근거 없으며 과거의 정보였는지 깨닫고 앞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선에 대해 깐깐한 심사관의 역할을 해줍니다.

 

지금까지 제 가치관, 의견, 의사결정과정들 중 과연 얼마나 진정 제 자신의 생각이었을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혹시 누군가가 정말 정교하게 짜 놓은 프레임에 걸려있는 것은 아닐까?

 

정보가 넘쳐나고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갈등과 문제가 발생하는 요즘 누군가가 정교하게 짜 놓은 함정과 본능에 휩쓸리지 않고 내 생각과 가치관을 갖기 위해서라도 책의 가르침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10가지 본능과 주의사항*

1. 간극 본능

  A. 평균 비교를 조심해라

  B. 극단 비교를 조심해라

  C.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각

 

2. 부정 본능

  A. 과거에 비해 나아지지만 나빠지기도 한다

  B. 좋은 소식과 점진적 개선은 뉴스가 되지 않는다

  C. 뉴스에 많이 나온다고 해서 고통이 더 큰 것은 아니다

  D. 장밋빛 과거를 조심하라

 

3. 직선 본능

  A. 직선이라고 단정하지 말 것

 

4. 공포 본능

  A. 세계는 실제보다 더 무서워 보인다 but 그렇지 않다

  B. 위험성=실제 위험X노출 빈도

  C. 실행하기 전에 진정하라

 

5. 크기 본능

  A. 해당 수치만 보지 말고 다른 수치와 비교하라

  B. 총량이 아닌 비율에 집중

 

6. 일반화 본능

  A. 집단 ‘내’ 차이점을 찾아보라

  B. 집단 ‘내’ 유사점을 찾아보라

  C. 집단 간 ‘차이점’을 찾아보라

  D. ‘다수’에 주의하라

 

7. 운명 본능

  A. 점진적 개선을 추적하라

  B. 지식을 업데이트하라

  C. 문화가 변한 사례를 수집해보자

 

8. 단일 관점 본능

  A. 생각을 점검하라

  B. 제한된 전문성 – 전문가의 말이 무조건 정답은 아님

  C. 망치와 못 – 나에게 망치가 있다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임

  D. 수치를 보되, 수치만 봐서는 안된다

  E. 단순한 생각과 단순한 해결책을 주의하라

 

9. 비난 본능

  A. 악당을 찾지 말고 원인을 찾아라

  B. 영웅을 찾지 말고 시스템을 찾아라

 

10. 다급함 본능

  A. 심호흡을 하라

  B. 데이터를 고집하라

  C. 점쟁이를 조심해라

  D. 극적 조치를 경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