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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vN)

 

다큐? 청춘? 성장 로맨스? 

 

드라마 '스타트업'은 제목처럼 현실을 잘 반영한 다큐멘터리가 아닌 청춘 성장 로맨스입니다. 그러니 호옥시라도 스타트업의 민낯이나 리얼함을 기대하고 찾아오셨으면 잘못 찾아오셨습니다.

 

혹자는 한국 드라마답게 기승전 사랑으로 끝나는 이야기 구성에 아쉬움을 표하지만,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과거 의학 메디컬 드라마만 봐도 리얼한 의사와 간호사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병원을 배경으로 한 정치, 로맨스 드라마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사랑 빼고 진짜 리얼한 모습 혹은 그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꼬집는, 보다 입체적인 작품들이 나오는 걸 보면, 스타트업이라는 소재를 처음 사용했다는데 의의를 두면 되지 않을까요? 

 

 

진짜 스타트업은 저래?

 

저희 CEO도 마침 해당 드라마를 보고 있기에 이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대답부터 먼저 말하자면 'Yes'입니다. 

 

드라마 속 '차징컴퍼니'의 실제 모델 '만땅'

 

공동 창업자 간 지분 때문에 다투는 모습, 인재 영입을 위한 애크하이어(Acquire+Hire), 해커톤과 데모데이 등의 모습은 CEO가 실제로 보거나 직접 경험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내의 눈길, 철산이 형과 해커톤에 나온 수많은 아이디어는 현재 존재하거나 존재했던 사업입니다. 

이를 보며 단순히 스타트업을 소재로만 차용한 것이 아닌, 진짜 업계의 모습을 담기 위한 작가님의 노력이 엿보인다고 했습니다. 

 

다만 달미와 도산이의 러브스토리, 헤커톤의 결과물, 철산이 형의 극단적 선택, 샌드박스의 모습 등은 드라마의 극적인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합니다.  

 

'스타트업'이 단순 재미를 넘어 제게 도움이 되었던 점이 한 가지 더 있었는데, 취업하고 친척들에게 연락 돌릴 때 했어야 하는 설명을 크게 줄여주었다는 점입니다.

 

소식도 전하고 감사 인사도 전할 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 취업했다고 하니까, 드라마에서 봤다고 잘 되었다고 축하한다며 가서 서달미(수지)나 남도산(남주혁) 같은 사람들 만나고 오라네요.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던 스타트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단순 재미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두 장면

 

개인적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2개 있습니다.

 

 

(출처: tvN)

 

첫 번째 장면은 서달미 대표가 AI 자율주행 면허 시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먼저 참여했던 기업에 직접 찾아가는 장면입니다. 먼저 참여했던 기업이 보안을 이유로 공유를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개발자가 필요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지체 없이 찾아갑니다. 

 

서달미(수지)는 극 중에서 능력은 있지만 AI 스타트업의 CEO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많이 따릅니다. 하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가장 먼저 헌신적으로 움직이며 업무의 사각지대를 스스로 매우며 팀의 화합을 끌어냅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수많은 거절과 실패를 경험하지만, 주저 않는 대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납니다. 

 

저 또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 많은 거절을 경험하고 업무를 통한 성장에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여럿 있었습니다. 또 다른 거절이 두려워할 일을 주저했고, 마지막에 남는 것은 안도감보다는 허탈함이었습니다.  

 

행하지도 않은 것을 두려워해 아무것도 안 하기보다는 실패가 보이더라도 배울 것이 있다면 직접 부딪히고 헤쳐나가겠습니다. 그 실패를 잊지 않고 반복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겠습니다.

 

 

 

(출처:tvN)

 

두 번째 장면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지평 상무에게 목적지 없는 항해에 대해 이야기하는 남도산의 모습입니다. 

한지평은 밴처캐피털의 투자자이자 멘토의 입장에서 스마트시티 자율 주행 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한정된 자원과 시간을 낭비하는 최악의 선택이며, 지도 없는 항해는 결국 태풍을 만나던 죠스에게 잡아먹히던 죽음에 다다를 것이라 경고합니다. 

 

하지만 그때 도산이가 했던 한마디가 제 뇌리에 깊게 박혔습니다.

 

"알아요, 상무님 말대로 지도 없이 떠나면 죽을 수 있죠. 하지만 살아남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런 사람이 길을 만들죠."

 

솔직히 지금까지 제 인생을 돌아봐도 그 당시에 저에게는 목적지도 있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의미 없어 보이는 방황에도 각자의 깨달음이 있었으며 그때의 모습이 쌓여서 지금의 제가 있는 것입니다.

 

과거가 아닌 현재 제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지금의 제 항해도 목적지가 그리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이 항해로 인해 낙오하거나 후회할 결과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친 듯이 성장하거나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도 존재합니다. 결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제 선택에 확신을 갖고 전진하는 것이 아닐까요?

 

표류했던 항해도 미친 듯이 아름다웠다고 느꼈던 도산이처럼, 제 과정에 후회가 없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그 끝은 아름답다고 믿으며 저의 길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로맨스 드라마였지만, 제게는 스타트업의 현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게 해준 작은 가이드북 같은 고마웠던 드라마 '스타트업'. 스타트업에 대해 더욱 잘 이야기하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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