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감독: 홍원찬(오피스, 내가 살인범이다, 황해, 추격자 등)

출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박소이 외

평점: ☆(6/10)

총평:

스토리라인과 인물의 당위성이 조금은 부족하지만, 그 당위성을 메울 수 있는 배우들의 미친 연기와 숨 막히는 액션신을 볼 수 있는, 영화관에서 제 값 주고 보기 전혀~ 아깝지 않은 영화 

 

1. 믿고 보는 신세계 브라더 조합과 박정민 누나(?)

신세계를 통해 이미 검증된 이정재, 황정민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했지만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트랜스젠더 역의 박정민과 아역이었던 박소이 양의 연기까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박정민 배우의 연기가 정말 인상 깊었는데, 한국 영화사에서 손에 꼽히는 트랜스젠더 역을 너무나도 찰떡같이 소화했으며 영화의 감초 역할로 더할 나위 없이 적합했다고 생각합니다.

 

2. 액션에 비해 조금은 부족한 스토리라인

스토리 라인은 굉장히 굵직하면서 단순합니다. 테이큰, 아저씨, 익스트렉션, 터미네이터 2의 기시감이 좀 느껴지기는 하지만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캐릭터에 대한 빌드업이 조금 부족한 편인데, 그중 레이의 당위성이 좀 부족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레이가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하지만 이는 오롯이 이정재 배우의 미친듯한 연기 덕분이지 스토리적인 측면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요소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형제의 복수를 위한 것인 줄 알았으나, 나중에는 그저 애원하는 사람의 눈빛을 보고 싶어 하는 사이코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광적인 그의 모습을 부각하고 싶었다면 굳이 일본 장례식의 모습을 넣었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가 인남에게 집착하는 모습 또한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3. 눈빛으로도 연기하는 인남(황정민)과 스크린을 넘어 광기를 보여주는 레이(이정재) 

인남과 레이가 처음 복도에서 마주치는 장면은 이 영화 최고의 5분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은 스크린을 넘어서 압도되는 기분이었고 살짝 단조롭다고 여겨질 법한 액션신은 스톱모션과 카메라의 속도, 타격할 때 퍼지는 둔탁한 효과음 덕분에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예고편에서도 볼 수 있는 창살에 칼을 쑤시며 인남을 바라보는 레이의 광기는 정말 이정재라는 배우가 왜 여전히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배우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마지막의 과도한 총격씬이 살짝 무리수라는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혼자서 SWAT 팀을 상대하는 레이나 달리는 차 하나 제압 못하는 장면과 아무리 칼빵을 당해도 쓰러지지 않는 인남의 모습을 보면 영화적 허용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조금은 아쉽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다양한 로케이션

대한민국 범죄, 액션, 스릴러의 단골 장소는 주로 서울, 부산의 뒷골목 혹은 근교 도시의 인적 드문 폐창고나 공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악.구는 주 무대를 일본, 인천, 태국으로 그 무대를 옮기는데, 그 영상미가 정말 폭.발.합니다.

인천에서 뒷배경으로 깔리는 붉은 노을(CG가 아니라고 한다)은 정말 영화의 색감과 찰떡이고 초반에 등장하는 일본 야쿠자의 집은 건조하고 고독한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으며, 마지막으로 방콕의 트랜스젠더 클럽과 시장 골목은 뭐랄까 그 습한 동남아의 날씨와 느껴지는 듯하면서 외국 영화를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5. 악에서 구원받고자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처음에는 영화의 제목을 보고 종교적인(성경의 주기도문) 이유와 연관성이 있는가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보다는 황정민의 상황과 심정을 대변하는 의미로 사용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국에게 버림받고 연인과 원치 않는 이별을 해야 했던 그의 입장에서 세상은 지옥과도 같았을 것이다. 계속되는 청부 살인에 그는 환멸을 느꼈고, 그렇기에 파나마를 통해 지옥 같은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딸의 소식을 접하고, 납치된 그녀를 구하는 것이 갈 곳 잃은 그의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유민이를 구함으로서 악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 구원받고 싶었던 그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요?  

 

728x90
반응형
댓글
250x250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