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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방대한 책의 내용을 2시간 분량으로 압축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 트와일라잇, 해리포터 등)
하지만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경우는 조금 달랐습니다. 책이 주인공인 김지영(정유미)의 관점에서 주로 다루어졌다면, 영화는 그녀의 남편 대현(공유)과 어머니(김미경)의 시점을 함께 다루며 젠더갈등을 단순히 여자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부모와 남편의 입장을 함께 이야기했으며 여성과 남성을 대립적인 위치에 놓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누군가를 악하고 나쁘게 그리지 않고 우리를 둘러싼 관습이나 문화를 담아내려 했죠”
김도연 감독의 개봉 인터뷰를 통해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남자’, ‘여자’ 각자에게 기대되는 역할, 가치관, 모습이 존재해왔습니다.
지영의 어머니인 미숙(김미경)은 선생님이라는 꿈을 갖고 있었지만 여성이었기에, (남) 동생들의 학비 조달을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들었고, 지영은 목표의식이 뚜렷한 커리어우먼이었지만 출산으로 인해 아영(류아영)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자녀를 양육하고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서 삶의 목표나 의미를 찾는 분도 분명히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모녀 모두 이로 인해 꿈을 포기했다는 상황을 염두하고 작성했습니다.)
그와 반면, 지영이의 동생인 지석(김성철)의 경우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출장간 아버지로부터 누나들과 같이 공책이 아닌 만년필을 선물 받았으며, 남편인 대현은 명절 가사의 부담이 없었으며, 출산 휴가를 선택하지 않고 계속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현은 남성으로 받은 혜택을 당연시 여기지 않았습니다. 업무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육아와 가사의 부담을 함께하려고 했으며, 육아휴직과 정신과 상담을 통해 진심으로 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함께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싱싱한 오이라도 식초물에 오래 담가져 있으면 피클이 되듯, 여전히 사회는 여자에게는 불리하고 불공평했으며 남편과 가족 구성원들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기에 이를 단순히 남자 vs 여자의 갈등 구도로 이끌거나 미러링을 통해 문제를 극복하고자 방안은 사회의 양극화와 불화만 조장할 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사회구조적 모순을 '인정'하며, '차별'과 '상처'에는 맞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맘충이라는 비난에 처음에는 도망쳤던 지영이 마지막에는 당당하게 맞선 모습은 마치 감독이 성별, 직위, 신분 등을 이용해 상처 주는 모두에게 가하는 일침 같았습니다.
마지막에 아영이를 데릴러 가는 대현의 모습과 작가의 꿈을 향해 한 발 내디딘 지영의 모습을 통해 이 갈등은 함께 노력한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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