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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도 벌고 취준의 쳇바퀴를 벗어나 리프레시도 할 겸 지역 축제 단기 알바를 하고 왔습니다.

4일이라는 짧은 기간의 알바였지만 생각지 못했던 배움을 얻고 그냥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얼른 글로 남깁니다.  

 

축제 근로는 미국 다녀오기 전 두번을 포함해서 이번이 세 번째였습니다. 축제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완성도가 높아졌으며 즐길 거리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이는 축제뿐만이 아닌 저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마음가짐을 떠올려보면 시간 언제 가지였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던, 대충 하던 시간만 채우면 돈이 나오는 만큼, 업무의 내용은 관심이 없었고 그저 시간만 빨리 가기를 바랐습니다. 일을 찾아서 하는 대신 주어진 일만 했고, 어디 몰래 짱 박혀 있다가 오는 등 격하게 일을 안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시기에 배운 것이라면 꿀보직을 찾는 눈치와 욕먹지 않는 선에서 일할 수 있는 잔머리였습니다.

 

두 번째 아르바이트의 마음가짐은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였습니다. 어차피 같은 시간을 일해야 한다면 불평불만 대신 즐기며 일을 하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이롭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작은 일을 할 때도 스스로 의미부여를 통해 성취감을 얻었으며 중간중간 버스킹 공연, 플리마켓, 푸드트럭 등을 구경하며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행사를 즐겼습니다.

 

가장 최근 아르바이트 때는 아르바이트가 아닌 기획자의 관점에서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담당자님께서 일을 시켰을 때 그냥 라고 하는 대신 어떤 모습을 만들기 위함인지 큰 그림을 먼저 물었습니다. 귀찮게 한다고 짜증낼 줄 알았던 우려와 달리 질문에 친절히 답변해주었으며 원하는 모습을 알 수 있으니 쓸데없는 일이 줄고 개선점이 보이면 제안할 수 있어 업무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그런 제 모습이 인정을 받아서였을까요, 나중에는 아르바이트 몇 명을 저에게 붙여줘서 주도적으로 역할을 수행했으며, 한 가지가 아닌 여러 역할을 맡았습니다.

 

제일 말단인 현장 요원으로 있다 보면 총책임자의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작은 디테일을 볼 수 있습니다.

행사 매니저 중 몇몇은 단기 인력을 행사를 도와주는 도우미로, 어떤 분은 시키면 다 해주는 예스맨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둘 다 정답입니다. 하지만 전자가 인력의 자발성을 끌어낸다면 후자는 합리화를 끌어냅니다.

도구가 아닌 도우미로 택했기에 그들은 시킨 일 이외에도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추가적 행동을 고민합니다. 하지만 도구로 대할 경우 시킨 일 이외의 것은 하지 않아도 내 역할을 완수했다는 합리화를 끌어냅니다. (추가로 반말과 짜증이 더해진다면 사기저하 3단 콤보!)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연결되어 규율과 시스템이 중요한 일에서는 후자가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완벽한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후자는 오히려 팀원의 유능함을 망치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세 번의 행사 모두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지만 제가 느낀 내용은 전혀 달랐습니다.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맛있게 마셨듯이 결국 모든 일은 각자가 생각하기 나름인 것이 아닐까요?
한 단계 성장한 것 같은 제 모습과 계좌에 들어온 일당을 보며 뿌듯함을 감출 수 없는 1주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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